새로운 대왕암 해양정화 프로젝트 이야기

새로운 대왕암 해양정화 프로젝트 이야기

새로운 대왕암 해양정화 프로젝트 이야기

미래공생크루

미래공생크루

미래공생크루

2025. 11. 2.

복원과정을 들려드릴게요.

바다는 우리의 생명이고 삶의 근원이며, 이 지역의 산업이 태어난 자리이기도 합니다. 현장에 도착하자, 저 멀리 현대중공업의 거대한 골리앗 크레인이 수평선 위로 서 있었습니다.

”저기가 중공업의 북쪽 끝이고요, 우리가 다음 활동에서 갈 대왕암 쪽이 바로 중공업의 시작지점입니다.” 참가자 중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하시는 분이 자연스럽게 설명을 이어주셨습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배들의 역할, 조선업과 해양환경의 관계까지 덧붙여주셔서 청소년들이 눈을 크게 뜨고 들었습니다. 특히 마이스터고 면접을 보고 왔다는 한 청소년은 그 이야기를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반면 오전 활동의 후유증으로 살짝 기운이 빠진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바다가, 저 아이들을 어떻게 다시 품어줄까. ‘ 그런 마음으로 각자 편한 사람들끼리 한 조가 되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청소년팀은 테트라포트가 있는 구역에 조용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위험 구역이라 욕심내지 말고, 보이는 곳만 안전하게 하라고 여러 번 당부했습니다. 나머지 가족팀과 아버지·아들 팀은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그곳은 우리가 올 때마다 유난히 쓰레기가 많은 해안입니다. 근처 펜션 사장님도 우리를 여러 번 도와준 만큼, 이제는 눈인사를 나누는 익숙한 동네가 되었습니다.

멀리서 보니 아버지·아들 조는 쓰레기 더미 앞에서 말 그대로 압도된 모습이었습니다. 입력을 해야 하는데도 일단 담고 보자!하는 기세로 봉투를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입력을 잊지 말라고 보조를 넣으면, 나중에 한 봉투씩 부어서 천천히 하면 되지! 하며 웃어 보이는데, 그 진심이 전해졌습니다. 아마도 3자 관찰자에서 당사자 시점으로 전환되는 순간의 충격이 주는 행동 변화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대형 플라스틱 통, 부표, 가스통, 캠핑 잔재, 굿에 쓰였던 대나무에 얽힌 쓰레기, 수십 개의 낚시찌들… 끝도 없는 쓰레기가 나왔습니다. 준비한 봉투가 모두 동나 울주군 공용 마대까지 총동원했지만, 끝내 모두 수거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아버지 참가자들의 충격은 말 그대로 ‘엄청났습니다’.

조용히 활동하던 청소년팀은 그들끼리 놀라울 정도로 많은 양을 수거했습니다. 활동 마지막에는 서로 화해라도 하듯 어깨동무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활동 후에는 영화관으로 향했다는 소식까지 따라왔습니다. 늦은 저녁, 한 친구의 어머니가 운전해 모두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고 합니다.

활동 단체 채팅방에는 바다는 사랑이고, 희망입니다 ㅋㅋㅋ라는 메시지가 마지막으로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변화했어요!

활동 전 해안은 도심과 가까운 특성 탓에 늘 쓰레기가 많았습니다. 공공 수거가 닿기 어려워 방치된 생활 쓰레기, 어업 잔재, 캠핑 후 버려진 물품들 특히 대형 플라스틱 쓰레기는 방문할 때마다 묵직하게 쌓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활동을 거치며 해안선 곳곳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테트라포트 주변에 걸려 있던 낚시찌와 줄들이 사라지고, 굴러다니던 부표와 대형 플라스틱 덩어리도 대부분 수거해 한쪽에 정리되었습니다. 흩어져 있던 생활 쓰레기가 사라지자 바다색이 훨씬 또렷하게 드러났습니다.

특히 가족팀과 청소년팀이 집중적으로 활동한 지역은 숨통이 트였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깔끔해졌습니다. 전날까지는 무심히 지나쳤을 사람들이 오늘은 여기 원래 이렇게 맑았나? 하고 말할 정도로 변화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참여자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난 변화가 컸습니다. 처음 참가한 청소년은 처음엔 그냥 봉사하려 왔는데, 다음부터는 어느 모임에서든 스스로 먼저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한 가족은 대왕암 해양정화 프로젝트는 우리를 더 단단히 묶어주는 활동이라는 따뜻한 소감을 보내주었습니다. 바닷가의 시각적 변화뿐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도 함께 달라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팀원들의 소감이에요!

김연숙

오늘은 바다가 참 다르게 보였어요. 쓰레기가 이렇게 많다는 걸 다시 느끼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명숙

아버지·아들 팀이랑 같이 보니까 저도 더 힘이 나더라고요. 대형 쓰레기 치우고 나니까 속이 다 시원합니다.


김미숙

청소년 친구들이 조용히 열심히 하는 모습이 참 대견했어요. 이렇게 같이 하니까 바다 생각이 더 깊어지는 하루였네요.


임인숙

여기 올 때마다 놀라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해요. 다음번엔 다른 구역도 깨끗해지는 걸 보고 싶어서 또 오고 싶네요.


향후 계획이에요.

울산미래공생연구소는 11월 16일에도 이곳에서 정기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활동에서도 오늘과 마찬가지로 참여자들을 모아 함께 해안을 걸으며, 우리가 지켜온 바다의 현재 모습을 살펴보려 합니다.

대왕암공원해변은 범위가 넓어, 다음 활동에서는 오늘과는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여 정화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해안 곳곳을 차근차근 돌아보며, 변화가 필요한 지역과 이미 개선된 지역을 비교·기록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