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번개 해봄!

비오는 날 번개 해봄!

비오는 날 번개 해봄!

꿈마을학교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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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9. 25.

복원과정을 들려드릴게요.

아침부터 내린 비 때문에 우산을 들고 모이는 모습이 조금은 어수선했지만, 모두가 제시간에 환호해변에 도착했습니다. 바람은 세고 모래는 축축했고, 바닥에는 밤새 버려진 커피잔과 낚시찌, 스티로폼 조각들이 그대로 놓여 있었습니다. 비가 계속 와서 손도 금방 젖었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장갑을 끼고 집게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해변 입구에서부터 줄을 맞춰 천천히 걸었습니다.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가 뒤섞인 길을 따라, 하나씩 쓰레기를 줍고 봉투에 담았습니다. “여기 또 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렸고, 서로 봉투를 잡아주거나 무거운 것을 함께 들어 올리며 자연스럽게 손발이 맞았습니다.

비가 강해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누구 하나 그만하자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나가던 주민들이 “고맙다”고 건네는 말이 우리를 더 움직이게 했습니다. 그 중 환호동 행정복지센터 이승환 동장님도 우연히 지나시다 우리 해봄 크루에게 발걸음을 멈추셨습니다. 고맙다며, 이렇게 우중에도 바다를 위해 애써줘서 감사하다고, 그 말에 우리 마음도 더 단단해졌습니다.


우리는 해변을 따라 끝까지 걷고, 다시 돌아오는 길까지 한 번 더 살폈습니다. 바위 틈 사이로 끼어 있던 작은 플라스틱 조각, 사구 식물 사이로 스며든 스티로폼 알갱이까지 가능한 한 놓치지 않으려고 눈을 크게 뜨고 찾았습니다. 비와 함께 흘러가는 쓰레기들을 붙잡는 기분이었달까.

옷은 젖고 신발도 축축해졌지만, 쓰레기봉투가 점점 무거워질수록 마음은 오히려 가벼워졌습니다.

이날의 번개 해봄은, 우리가 예상했던 활동보다 훨씬 더 조용했고, 더 깊었고, 조금은 단단해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변화했어요!

처음 환호해변에 섰을 때, 우리는 비에 젖은 모래와 곳곳에 남은 쓰레기들을 바라보며 잠시 멈춰 섰습니다.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는 마음이 스쳤지만, 막상 한 걸음 내딛고 줍기 시작하니 해변의 모습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우리가 지나간 자리에서는 색깔이 뒤섞였던 스티로폼 조각들이 사라지고, 바람에 날리던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도 봉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흐릿하게만 보이던 해변의 선이 점점 또렷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바위틈 사이에 끼어 있던 조각들을 꺼낼 때는 손이 젖어 미끄럽기도 했지만, 그 조각 하나가 없어지면 그 자리가 금세 환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활동을 마치고 다시 처음 지점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같은 곳을 보고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장면을 마주했습니다. 쓰레기로 투명한 얼굴을 잃었던 해변이 조금은 제 모습을 찾은 듯했고, 빗방울 사이로 보이는 바다는 더 깊게 숨을 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비는 여전히 내렸지만, 해변은 분명 달라졌습니다.



팀원들의 소감이에요!

서종숙

아무리 비가와도 바다를 향한 우리의 마음은 막을 수 없습니다!


최호연

잠시 쉬러 바다에 와서 두고 간 무심함이 바다를 아프게 하고 있다는 게 마음이 아팠습니다.


허지은

비가 오는 날이었지만, 우리 손으로 해변을 깨끗하게 만들고 나니 뿌듯했습니다.


향후 계획이에요.

이번 활동을 통해 해변은 우리가 움직이면 분명히 바뀐다는 걸 직접 느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도 시간이 될 때마다 환호해변을 다시 찾아 작은 쓰레기라도 계속 치우고 싶습니다. 비가 내려도, 바람이 불어도 누군가는 이곳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또 우리가 본 변화와 마음의 움직임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어 더 많은 친구들이 해봄 활동에 함께할 수 있도록 알릴 예정입니다. 작은 손길이 모이면 해변이 더 빨리 회복된다는 걸 경험했기에, 다음에는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바다가 숨 쉴 수 있도록 꾸준히 돌보고, 우리가 시작한 이 번개 해봄을 오래 이어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