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고온이해변

다시 찾은 고온이해변

다시 찾은 고온이해변

청년스튜디오 해랑 - 오이코스

청년스튜디오 해랑 - 오이코스

청년스튜디오 해랑 - 오이코스

2025. 10. 18.

복원과정을 들려드릴게요.

오늘도 날씨가 우리 편인 것 같았어요. 화창하게 맑지도 않고, 또 비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구름이 잔뜩 낀 날씨였는데, 플로깅하기엔 딱 좋았어요. 바닷바람이 차갑게 불어서 가을이 코앞까지 온 게 실감났고, 다음 회차엔 좀 더 따뜻하게 챙겨 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두 번 오니까 고온이해변이 슬슬 ‘내 해변’처럼 느껴졌어요. 2주 전보다 차박 캠핑객이 많아서 주차장이 조금 번잡했지만, 바다가 빠져 있는 풍경도, 멀리서 사람들이 조개나 해산물을 잡으러 나온 모습도 그냥 정겨웠어요.

활동 중에는 관광객 한 분이 “아이구, 좋은 일 하시네요?” 하고 먼저 말을 걸어주셔서 짧게 대화를 나눴어요. 오래 이야기한 건 아니었지만 따뜻한 눈빛이 참 고마웠어요. 에너지가 좀 더 있었으면 같이 해보실래요?라고 권하고 싶었는데, 새벽부터 움직인 탓인지 그 말까진 못했네요. 해변에는 어린아이들과 캠핑 온 가족들도 많아서, 언젠가는 이런 플로깅이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경험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해안가를 따라 걸으며 집중적으로 플로깅을 했는데, 낚시바늘과 유리조각이 특히 많이 보였어요. 바다유리를 보면서 ‘이걸로 예술 프로젝트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11월에 한다면 조금 남겨둬야 하나? 하는 엉뚱한 고민도 스쳤어요. 하지만 아마 다음달엔 또 새로운 쓰레기들이 우리를 반겨주겠죠?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담담하게 진행된 활동이었지만, 두 번째 만남이라 그런지 해변이 조금 더 편안하게 느껴졌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렇게 변화했어요!

처음 도착했을 때는 멀리서 보기엔 여전히 깨끗해 보였어요. 그래서 또 “오늘 할 게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스쳤는데, 막상 가까이 보니 여전히 해안가 곳곳에 유리조각, 낚시바늘, 작은 플라스틱들이 숨어 있었어요. 햇빛이 센 날이 아닌데도 반짝이는 조각들이 꽤 많았어요.

우리가 플로깅을 시작하고 천천히 해변을 따라 이동하면서 모습이 조금씩 달라졌어요. 가장 먼저 위험해 보이던 낚시바늘들이 사라졌고, 아이들이 밟으면 다칠 것 같은 유리조각들을 모아두니 걸음이 한결 편안해졌어요. 바람에 날리던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도 봉투 속으로 차곡차곡 들어가면서 해변의 선이 또렷해졌어요.

특히 바람이 세게 불던 탓에 모래 위에 얇게 흩어져 있던 부유 쓰레기들은 금방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어요. 우리가 지나온 자리를 다시 돌아보니, 미세하게라도 ‘아, 우리가 다녀갔구나’ 싶은 정리된 느낌이 남아 있었어요.

한 번 치웠다고 완전히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두 번째 만남만으로도 해변과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게 오늘 가장 큰 변화였던 것 같아요.


팀원들의 소감이에요!

이혜림

두 번째 오니까 정말 우리 해변 같았어요. 더 아끼고 쓰레기를 더 많이 주워야겠어요.


오지영

유리조각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어요. 치우고 나니 발걸음이 훨씬 가벼웠어요.


이채현

관광객분의 짧은 응원 한마디가 오늘 힘이 되었어요.


향후 계획이에요.

오늘 활동을 하며 “고온이해변을 조금 더 잘 알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다음 회차에는 해안가뿐 아니라 바람이 많이 부는 구역, 낚시하는 분들이 자주 머무는 포인트 같은 곳도 더 살펴보고 싶어요. 위험한 유리조각이나 낚시바늘은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 같고요.

또 바다유리나 플라스틱 조각들을 활용한 작은 생태예술 프로젝트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어요. 쓰레기를 주운 뒤 버리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메시지를 담아 다시 해변에게 돌려주는 느낌의 작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 번째 만남에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따뜻하게 준비해서 고온이해변과 긴 호흡으로 이어가 볼 계획입니다.